증권·펀드

한달새 6조 사들인 기관이 선택한 순매수종목은?

코매트 2007. 9. 2. 18:56

 

 

한달새 6조 사들인 기관이 선택한 순매수종목은?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로 추락한 국내증시를 반등시킨 ‘일등공신’은 외국인들이 팔아 치운 주식을 거둬가는 기관투자가들이다. 연초부터 주식형펀드에 돈이 몰려들어 지난 29일 기준 순자산총액(투자액+투자수익)이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살 ‘실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25일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2004.22로 사상최고치를 찍은 이후 이달 29일까지 급등락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총 10조8695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 치웠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기관은 6조1576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이 반등세를 이끌어

그러나 기관들은 업종전반을 매수하기보다는 특정 업종에 치우친 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철강·조선·화학·건설 등 실적호전이 뚜렷한 업종을 선택적으로 매수하는 특징을 보였다. 최근의 ‘굴뚝주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기관이라는 얘기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애널리스트는 “기관들이 종목을 선택한 기준은 서브프라임의 충격권인 미국 등 선진국 경제에 좌우되는 자동차 같은 분야보다, 서브프라임 파장에서 벗어나 있고 중국경제로부터 수혜를 받는 소위 ‘굴뚝주’들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가 7월 25일부터 지난 29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포스코, 현대중공업, SK, LG필립스LCD, STX조선, LG전자, LG화학, 호남석유, 신한지주, 삼성물산으로 꼽혔다. 〈표 참조〉

반면 기관이 순매도한 상위 10개 종목은 SK에너지, 국민은행, 대우증권, 기아차, 하이닉스, 신세계, SK네트웍스, KTF, 현대백화점, 대우인터내셔널이 포함됐다.

◆굴뚝주와 지주회사 테마

기관들이 순매수를 한 종목들은 우선 ‘실적개선’에다 ‘중국수혜’가 결합된 것이 많다. 선박수주 증가, 유가·원자재 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올 하반기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조선·화학·철강 등이 주목 받은 것이다. 게다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신용위기에 빠진 미국·유럽 선진국 경제보다, 성장을 지속하는 중국경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 계기였다.

이에 따라 중국경제와 동반성장을 하는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종목이 기관들의 큰 관심을 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 경제와 사이클을 같이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를 포스코가 추월 직전까지 따라붙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두번째로는 ‘지주회사 테마’다. SK가 지주회사 SK와 비지주회사인 SK에너지로 분할 상장되는 과정에서 SK에는 순매수세가, SK에너지에는 순매도세가 몰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도 SK, 신한지주, 삼성물산 등 지수가 2000까지 올라가는 상황에서 장을 주도했던 지주회사 테마주가 그대로 들어있다.

◆ IT, 자동차 주식은 매도

기관들은 IT분야에서는 철저히 실적 위주로만 투자했다. LG필립스LCD나 LG전자 같은 일부 주식을 제외하고는 매도세가 집중됐다. 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식에 기관 매도세가 몰렸고,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의 유통 주식도 순매도가 많았다.

2000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크게 인기를 모았던 증권·금융주 역시 순매도리스트에 올랐다. 주가 조정기의 순매도종목 2위에 국민은행, 3위에 대우증권이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