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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호로 휴대폰 여러 대 쓴다

코매트 2007. 8. 29. 22:46

 

 한 번호로 휴대폰 여러 대 쓴다

 

 

국내에서도 내달부터 여러 대의 휴대폰을 가지고 자신의 취향에 맞춰 그때 그때 바꿔 쓸 수 있게 된다.

이는 SK텔레콤KTF가 내달부터 자사의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고객들을 대상으로 휴대폰의 가입자인증모듈(USIM) 잠금장치를 풀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유럽형이동전화(GSM)처럼 우리나라에서도 USIM 이동제가 내달부터 시작되면서 기존 ‘한 이동통신 번호=한 대 휴대폰’ 시대에서 ‘한 이통번호=다수 휴대폰’ 시대가 열리게 된다.

■USIM 이동성, 9월중 개시

SK텔레콤,KTF는 9월중 자사의 WCDMA 휴대폰에 장착되는 엄지손톱 만한 USIM의 잠금 장치를 해제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가입자 정보가 휴대폰 본체에 내장돼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는 달리 WCDMA에서는 USIM에 가입정보가 들어간다. 따라서 USIM만 있으면 어떤 휴대폰이든 바로 사용 가능하다.

GSM을 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USIM을 바꿔가며 휴대폰을 돌려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올해 초 WCDMA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과 KTF는 ‘국내 이통시장에서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그동안 WCDMA폰의 USIM에 잠금장치를 걸어 이 같은 기능을 차단해 왔다.

SK텔레콤과 KTF가 내달부터 시작하는 USIM 이동제는 우선 자사 가입자 간에만 적용된다. USIM 이동제가 시작되면 WCDMA 고객들은 자신의 휴대폰에서 USIM을 빼 같은 회사 WCDMA 가입자 휴대폰에 꽂아 쓸 수 있다. 휴대폰이 바뀌더라도 전화요금은 USIM 보유자에게 청구된다.

따라서 배터리가 방전돼 자신의 휴대폰을 쓸 수 없거나 가족·친구 간 휴대폰을 바꿔 쓰고 싶을 때 USIM 이동을 하면 편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SK텔레콤과 KTF 등 가입자 간 USIM 이동이 되는 시점은 정보통신부의 ‘규제 로드맵’에 따라 내년 3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TF 한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고 WCDMA휴대폰을 구입한 고객들에게는 일정기간 USIM 이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유통체계 변화 오나

USIM 잠금이 풀려 ‘휴대폰 이동’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향후 이동통신·휴대폰 산업에 어떤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이동통신 번호로 여러 대의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휴대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휴대폰 제조사들은 USIM 이동성 도입에 따라 현재 이통사가 휴대폰 유통을 좌지우지 하는 구조가 바뀌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고객들은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통신 가입신청 후 USIM을 구입하고 휴대폰은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업체 대리점에서 사서 끼우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 제조사들은 이통사 입맛에 맞춰 휴대폰을 납품해야 했던 ‘을’의 설움을 벗어던질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이통사가 기존 유통 주도권을 놓게 될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