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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싸우면서 연애는 깊어간다

코매트 2007. 8. 26. 20:05

 

 

 

 

이렇게 싸우면서 연애는 깊어간다

 

 

 

지난번에 다루었던 연애단계설은 미국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우리와 비교적 문화가 유사한 일본의 연구를 살펴본다. 일본의 사회심리학자 마쯔이 유타카(松井豊)에 따르면 일본의 연인들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개의 단계를 밟아 결혼에 이른다.  

 

 1단계
이 단계에서는 “친구나 공부, 혹은 일에 관한 이야기”나 “어린 시절의 이야기”, “상담이나 부탁” 등을 통하여 서로간에 호의가 생겨난다. 이러한 우호적인 이야기로부터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든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주지 않는 자기의 측면을 보여주는 식으로 발전해간다. 자기의 내면을 상대방에게 보여주지만 본격적이지는 않다. 필요할 정도만 보여주는 것이다.


1단계에서는 일이나 공부를 도와준다든지, 상대방의 어깨나 몸을 가볍게 만지는 식의 행동도 나타난다. 이 단계는 서로에게 선물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선물이란 상대방에 호의를 전달하는 소중한 의식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특하면 아무에게나 선물을 하는 버릇이 있는 남성과 여성은 삐끗하면 상대방의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둘 필요가 있다.

 

2단계

이 단계는 데이트가 중심이다. 서로 데이트를 하는 단계가 되면 별다른 볼 일도 없으면서 전화를 건다든지, 만나는 일이 잦아진다.  이 무렵이 되면 서로 팔짱을 끼고 걷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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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단계

남자친구, 여자친구로서 서로의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단계이다. 아직은 연인이 아니라 친구라는 것이 강조된다. 결혼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무슨 결혼이냐며 펄쩍 뛰는 시늉을 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부모에 소개한다든지 혼자 사는 상대라면 상대방의 방을 방문하기도 한다. 키스나 포옹이 이 단계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행동이며 키스를 하고나면 4단계로 진입한다.


 

4단계

연인으로서 상대방을 각자의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단계이다. 연인사이를 모두에게 밝혀 공공연한 사이로 인정받는 것이다. 서로가 결혼을 예감하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결혼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는 않는다.

 

5단계

이 단계는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반론으서의 결혼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프로포즈를 거쳐, “결혼의 약속”,“페팅이나 섹스”로 발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쯔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9할 이상의 커플들이 이러한 단계를 거쳐 결혼에 이르고 있었다. 마쯔이의 조사에 따르면 1단계서부터 5단계를 몇 주만에 끝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1단계에서 몇 년째 머무르며 2단계로 진입하지 못하는 딱한 사람들도 대단히 많았다. 연애속도에는 개인차가 상당히 있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갈수록 싸움도 처절해져 간다

마쯔이의 연구가 흥미로운 것은 각 단계에서 연인들이 싸우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밝힌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연애가 항상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될수록 싸움할 기회도 많아진다. 아무래도 기십년을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라났고, 또한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싸움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싸움 하나 없이 순탄한 연애기간을 보내고 바로 결혼으로 골인하는 사람도 물론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커플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심리학의 연구들을 보면 싸움을 안하는 연인은 오히려 극소수에 속한다.


마쯔이의 연구에 따르면 1단계에서 연인간의 싸움은 없다고 한다. 서로 호의적인 이야기만 나누다보니 싸울 거리가 없는 것이다. 하긴 이 단계부터 싸움하기 시작하면 2단계로 절대 가지 못한다. 싸움이 처음 시작되는 것은 2단계부터이다.


데이트가 잦다보면 선택할 것이 많아진다. 이러다보면 각자의 취향 때문에 실랑이가 잦아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가벼운 말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어디까지나 가벼운 말싸움이다. 이 단계에서의 연인간의 싸움은 본격적인 싸움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사랑을 깊게 하는 사랑싸움 정도로 볼 수 있겠다.


3단계에 들어오면 사정이 달라진다.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가벼운 말싸움에 머무르지 않는다. 약이 오르거나 억울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고성을 질러대며 싸우는 것이 보통이다. 이 단계에서는 싸움을 하고나서  헤어질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 단계에서 싸우고나서 헤어지는 연인들도 많다. 하지만 3단계의 싸움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폭력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폭력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5단계이다

마지막 단계인 5단계에서 싸움은 처절해진다. 제대로 된 폭력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 결과 서로 패고 두드려 맞는 사태가 벌어진다. 지느냐 이기느냐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가 벌어지는 것이 바로 이 단계이다.  싸움은 처절하지만 그것 때문에 헤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쓰이는 사랑의 양상이 달라지는 계기는 키스라고 한다. 그 전까지는 모두가 로만틱한 감정이나 격렬한 질투심도 없고, 서로에 대한 헌신적인 태도도 약하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키스를 계기로 4단계로 진입하면 남성, 여성 모두 이러한 감정들이 급격히 에스컬레이트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5단계에 이르면 이러한 감정들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복잡한 감정들이 어떤 계기로 인해 복합적으로 분출된 결과가 바로 처절한 싸움인 것이다. 처절한 싸움이야말로 서로의 애정이 깊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겠다고 일부러 폭력전을 벌일 필요는 물론 없겠다.


요즘 세상에 키스 정도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뜨내기 사랑이 아니라면 함부로 했다가 큰 코 다칠 수도 있는 것이 키스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연구결과를 보는 한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