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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백원이 사람 이렇게 바꾼다

코매트 2007. 8. 26. 20:06

 

 

단돈 백원이 사람 이렇게 바꾼다

 

 

 

보통 자기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우리는 기분파라고 부른다. 기분파들은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행동을 종잡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기분파 상사를 최악의 상사로 꼽는 사람도 있다.


기분파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들도 기분에 따라 행동할 때가 많다.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평소에 안하던 짓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나서는 뿌듯해 하기도하고 또 후회도 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횡재만큼 우리를 들뜨게 만드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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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분이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바뀐다. 그 가운데에서 불로 소득인 횡재 만큼 우리의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것도 드물다. 로또 같은 거액의 횡재는 말할 필요도 없다. 단 돈 백원의 횡재에도 기분이 확 달라지는 것이 우리들이다.


가령 자판기에 커피를 뽑으러 갔다가 우연히 몇 백원의 불로소득을 올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무심코 동전 반환구에 손을 집어넣었더니 앞에 사람이 잊어먹고 간 동전 몇 닢이 잡히는 경험 말이다. 참으로 사소한 푼돈이지만 이런 상황과 마주치면 사람들은 대단히 즐거워한다. 단 몇 분간이라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이런 식의 사소한 횡재는 기분만이 아니라 사람을 돕는 원조행동에도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아이센(Isen, A. M.)과 레빈(Levin, P. F.)은 일련의 실험을 통하여 이러한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샌프란시스코와 필라델피아의 쇼핑센터에 설치된 공중전화를 이용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지정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했다. 전화를 걸고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가 나오는 기미가 안보였다. 결국 전화를 끊고 전화부스를 나서게 되는데, 여기에서 피험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하나는 횡재조건으로 전화를 끊고 동전을 꺼내려 동전 반환구에 손을 집어넣으면 누군가가 잊고 간 10센트짜리 동전을 발견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물론 이것은 다 실험을 실시하는 사람들이 다 준비해놓은 것이다. 이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피험자들뿐이다. 또 하나는 비횡재조건으로 횡재조건과 모든 조건이 동일했으나 동전 반환구에는 누군가가 잊고간 동전이 없다는 점만이 달랐다.


4% vs 87.5%, 10센트의 위력은 대단했다

전화부스를 떠나려는 피험자의 앞에 서류뭉치를 잔뜩 든 여성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여성은 갑자기 넘어진다. 서류뭉치가 사방팔방으로 흘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실험의 목적은 두 그룹의 피험자들이 여성을 얼마나 도와주는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두 그룹의 피험자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었을까? 우선 횡재가 없었던 비횡재조건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의 비율은 4%에 지나지 않았다. 25명의 피험자 가운데 단 한명만이 여성을 도와 함께 서류를 주웠다.


10센트 동전을 발견했던 횡재조건의 사람들은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도대체 몇 명이나 여성을 도와주었을까? 16명 가운데 무려 14명이 여성을 도와 그 비율은 87.5%에 달했다. 단돈 10센트가 이처럼 천양지차의 결과를 빚어낸 것이다.


후속의 연구에서는 전화 한 쪽에 편지봉투를 놓아 둔 채 실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우표가 붙여진 상태의 이 편지봉투는 누군가가 잊고 간 것이 분명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편지를 대신 부쳐줄까를 보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었다. 결과는 물론 앞의 실험과 대동소이했다.


이 실험은 너무나 극적인 차이 때문에 뭔가 좀 수상하다는 연구자들의 의심어린 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돈 10센트가 가져온 차이가 너무나 컸던 까닭이다. 하지만 10센트라는 횡재가 사람의 기분을 고조시켜 원조행동에 기꺼이 나서게 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날씨 역시 우리들의 기분을 좌우하고 있다

횡재만이 우리들의 기분을 바꾸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기분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는 것에 날씨가 있다. 날씨가 우중충하면 기분이 꿀꿀해진다. 또 햇빛이 화창한 날에는 괜시리 들뜬다. 이러한 현상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멜라토닌, 세로토닌과 관계가 있다.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감소하면 우울해진다. 인체는 어두워지면 멜라토닌이 증가하고 햇볕을 받으면 멜라토닌이 감소하는 대신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증가하게 된다. 세로토닌이 우리의 기분을 좌우하는 열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커닝햄은 사람의 기분이란 그날의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날씨가 좋으면 사람의 기분도 좋아져, 남을 잘 도와준다는 것도 밝혔다. 커닝햄의 연구에 따르면 날씨는 팁의 금액과도 관련이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식당에서 사람들이 놓고 가는 팁의 금액이 훨씬 많았던 것이다.

Smiles per Hour Zone

요즈음은 장마철이다. 기분 꿀꿀해지기 쉽다. 햇볕을 쬘 수 없어 세로토닌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기분이 우울하다보면 짜증을 내기 쉽고 스트레스 받기도 쉽다. 햇볕만이 우리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햇볕보다 더 우리의 기분을 더 풀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웃는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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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에 착안한 호주의 포트 필립시는 거리에 묘한 간판을 세웠다고 한다. 간판에는 “10 smiles per hour zone(1시간에 10번 웃어야 하는 지역입니다)”라는 식의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1시간에 적어도 10번은 웃는 얼굴로 인사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웃는 얼굴로 인사하면, 사람들의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을 북돋워줌으로써 범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포트 필립시는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러한 간판을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간판이 세워지고 나서 낯선 사람들에게 웃음으로 인사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8%에서 10%로 늘어났다고 한다.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효과가 있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리 사회야 돈 되지 않는 일에는 아예 관심조차 없으니 우리라도 시작하자. 우선 당신의 직장과 가정을 1시간에 20번을 웃음지어야 하는 "스마일 존"으로 선포하라. 그리고 지금 당장 옆에 있는 동료에 웃는 얼굴로 덕담 한마디 건네보자. 지금 집에 있는 사람이라면 거실로 나가 가족들에게 웃음 띤 얼굴로 말을 건네보자. 짜증나는 세상일수록 웃으면서 살아가는 것도 생활의 지혜라면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