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급락장서 또 '헛다리'
개미들, 급락장서 또 '헛다리'
수익, 기관·외국인에 크게 뒤져
최근의 증시 급락장에서 개인들의 투자성적표가 기관, 외국인에 비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KOSPI)가 2004.22에서 1,853.07까지 급락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코스피 시장의 투자자별 거래 상위 30개 종목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개인이 순매수한 30개 종목의 수익률은 평균 -11.32%로, 기관(-1.15%)이나 외국인(-3.66%)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개인이 순매도한 상위 30개 종목은 평균 2.82% 올랐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 종목은 각각 10.36%와 7.80% 내려 대조를 이뤘다.
다시 말해 개인들이 산 종목은 떨어지고 판 종목은 올랐다는 얘기로 이번 주가급락 기간만 놓고 보면 종목을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꼴이다.
종목별로는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민은행이 14.97% 급락한 것을 비롯, 기아차(-19.54%), 신한지주(-10.27%), SK에너지(-15.63%), 롯데쇼핑(-14.95%), 현대중공업(-10.30%), 한국전력(-11.53%), SK( -20%) 등 상위 30개 전종목이 하락했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 2000돌파 이후 최근 폭락장에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대세 상승기에 번 돈의 상당액을 불과 며칠 사이에 털어 먹은 셈이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코스피지수 2000을 돌파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3일까지 코스피시장 투자자별 거래 상위 30개 종목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6.94%였다. 기관이 플러스 수익률(0.67%)을 낸 것에 비하면 10배 이상 떨어지는 성적이다.
조사 기간인 9거래일 동안 개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조3121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루 평균 2569억원을 쏟아부으며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에 맞서 주가 급락을 막았지만 정작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다.
개인투자자 이모(34)씨는 “2000 돌파이후 1000만원을 투자해 코스피 우량주 3종목을 샀지만 현재 10%가까운 원금손실을 봤다”며 “말로만 듣던 상투를 잡은 게 아닌가 란 불안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목에 대한 면밀한 분석없이 장밋빛 전망에 현혹돼 묻지마식 투자에 나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산 국민은행은 14.85%나 떨어졌고 삼성전자(-10.47%), 기아차(-17.55%), 롯데쇼핑(-15.15%) 등 순매수 상위 30개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들어 기관은 종목 선정 능력이 돋보였다. 기관 순매수액 1위종목인 SK는 20.07%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순매수액 2위, 5위인 STX조선(14.02%)와 삼성테크윈(13.03%)도 크게 상승했다.
또 같은기간 개인이 순매도한 상위 30개 종목은 평균 3.39% 올랐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 종목은 각각 8.55%와 5.03% 내려 대조를 이뤘다. 폭락장에서 개인들은 산 종목은 떨어지고 판 종목은 올라가면서 위험관리에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실장은 “실적 등 기업 내부 역량을 보기보다는 증시 상승세일때 ‘주도주가 더 오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매매를 하게되면서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도 “개인은 증시 급락기에 저가 매수에 나서지만 상승세로 반전할 때쯤이면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매도하는 경향을 보여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기관, 외국인에 비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